* 바쁜 일상속에서 차한잔과 짧은 이야기로 여유를 가져보는 공간입니다.  4/7(금)  상련화       봄비답지 않게 제법 매섭던 비바람 탓에 밤새 집 밖 풍경이 바뀐 아침. 오랫만에 만나는 여고 동창 J를 만나러 간다. 봄바람에 넘실거리던 꽃물결은 온데간데 없고 나무 아래로 떨어진 벚꽃잎으로 온통 연분홍빛이며 짙게 드리운 황사와 미세먼지는 길동무이다. 지상으로 달리는 수인분당선을 타고 친정 나들이 온 자매처럼 시간 가는줄 모르게 이어질 우리의 이야기를 예비 장모님인 친구 J를 만나 나눌 생각에 덜컹거리는 열차 안에서 반 번호가 30번이었던 나와 31번이었던 친구 J의 기억도 꺼내 본다. 그러고 보니 오늘 4월 7일은 우리 여고의 개교 기념일. 별게 다 생각나는 내 기억력에 놀라 입꼬리에 야릇한 미소를 걸어 본다. 초록창에서 검색한 도착 시간 보다 15분 가량 일찍 그녀, J와 만나기로한 장소 수원역에 하차해 제일 붐비는 출구로 따라 간다. 노랑 후리지아 꽃다발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꽃집 앞에서 기다리던 J를 만나 이른 점심을 먹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수원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팔달산 산책도 즐긴다. 여러 동창들의 근황 이야기도 나누며 그 시절, 동인천에서 보낸 날들과 뒷걸음질하고 싶은 초로기의 건강을 걱정하며 시간이 한참 흘렀어도 사라지지 않게 이어주는 친근하고 익숙한 감성의 대화를 봄볕 아래서 모처럼 마스크 없이 정겹고 풍성하게 나눈다.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 친구. 내린 비로 낙화가 유난히 빨랐던 올해 봄꽃 축제처럼 야속하게도 하루 해는 애틋한 우리 우정의 사정을 봐주지 않아 사위 보며 장모님되는 그 날의 재회를 약속하며 헤어진다. 그녀 J도, 서산 친구도, 검단, 김포, 구로 친구… 우리들 모두 참 조용하고 말 수 적었지만 문득 돌아보면 참 즐겁고 재미있었던 그 때가 벚꽃이 진 풍경처럼 쓸쓸해 그리운 날 4월 7일 금요일이다.     간단한 내용 남기기 이름 패스워드